우리 하나님은(1)
박형동/ 광주지산교회
우리 하나님은
색맹이시라지
하늘을 나는 귀여운 새와
숲 속 바위틈에서 떨어지는 물방울과
이름조차 없는 작은 들꽃까지
보시기에 좋은 것들
사람들 어울려 살아가는 마을과
외진 골방에서 무릎꿇고 흘리는
눈물에서 반짝이는 영혼
심히 보시기에 좋은 것들을 다 보시면서
우리의 손에 묻은 핏자국
걸음걸음 마다 얼룩진 허물들
미움으로 지새운 날들은 못 보시는
색맹이시라지
나사렛 청년이 쓴 가시면류관이 너무 눈부셔
그 옷자락 뒤에 숨은 죄인들은
못 보신다지
나사렛 그 분의 명함만 내밀면
하나님은 하얀 색맹이 되신다지