어떤 시험문제의 정답
광주지산교회 장로 박형동/ 시인
나는 모릅니다.
사람들이 나를 억울하게 짓밟은 이유를
계획들이 무너져 절망하게 하는 이유를
나는 모릅니다.
분노하고 있는 동안엔
복수의 칼을 갈고 있는 동안엔
그러나 나는 압니다.
내 마음의 기둥들을 자빠뜨린 것은
저들이 아니라 당신임을
잠 못 이루던 분노의 밤이 지나고
고요히 밝아오는 아침에야
잔잔한 호수에 비치는 당신의 손길
깨닫지 못한 죄에서 돌이키려는 채찍이든지
인연의 사슬을 끊어 홀로 자유롭게 서게 하심이든지
더 크게 쓰시기 위해 영혼의 근육을 단련하심이든지
아니면 그 모든 것이든지
그도 아니면 또 다른 계획을 가지고 계심을
모르지만 압니다.
흉악한 저들의 뒤에 잠잠히 서 계시는 당신을
고요해진 마음의 호수에 떨어지는
따뜻하고 맑은 감사의 눈물방울이
내 영혼에 보드랍게, 둥글게 번져 감을
*
*
*
잘 아는 길을 눈을 가리고 걸어봅니다.
훤히 아는 길이라도 더듬거립니다.
한 발자국을 내디디는 것도 불안합니다.
이것이 사람인가 합니다.
안타깝게 기도하며 방황했는데도 지나고 보면,
그때마다 하나님의 계획과 은혜를 알게 됩니다.
그래서 우리는 불안 속에서도 내일을 믿을 수 있고,
불행 속에서도 감사할 수 있습니다.
이것이 인생인가 합니다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