풀꽃동산에서 오대양육대주로
-광주지산교회 설립 50주년 기념 축시
박형동 시인
그가 오셨네.
무등산 자락의 풀꽃동산으로
비탈진 언덕에 거처를 마련하시고
작은 씨앗들을 뿌리셨네.
흙은 메마르고 비바람 거세게 몰아쳐
그 싹들은 시들기도 하고 부러지기도 했으나
그가 다시 그 싹들을 가꾸시고 북돋우셨네.
이제는 겨자넝쿨을 이루고 로뎀나무로 자라
지친 새들이 깃들고 고단한 사람들이 그 그늘 아래 쉬게 되었네.
한 포기 무성한 넝쿨을 이루고 한 그루 거목으로 서기까지
벌레 먹고 병들기를 거듭하며
바위틈을 비집고 깊은 뿌리를 내렸네.
땀방울이 비 오듯 쏟아지고 뜨거운 눈물이 고인 곳
여윈 소나무 뿌리를 부여잡고 밤 새워 기도하던 곳
가난한 이들이 지친 몸의 수고와 고통을 내려놓던 곳
상하고 짓밟힌 마음들이 서로 기대고 쉼을 얻던 곳
언제나 비좁고 누추했지만 그곳 밖에는 없었네.
아무도 이들을 눈여겨보지 않았고
아무도 이들의 외침소리를 들으려 하지 않았지만
곁에는 항상 그가 계셨네.
그가 보시고 그가 들으시고 그가 지키시며
일만 팔천이백예순 날 하루하루를
너머지고 일어서고 너머지고 또 일어서고
그렇게 자란 나무
이제는 빛고을의 느티나무로 우뚝 섰으니
사람들아! 모여라. 이 그늘 아래로
뙤약볕을 가리고 소나기를 피하며
여기서 쉼을 얻으라.
우린 저 멀리 지구를 한 바퀴 돌아올 때까지
다시 일만 팔천이백예순 날 하루하루를 힘차게 비상하리니
그때엔 슬픔과 아픔과 눈물이 없고
그때엔 너와 나의 구별이 없어지리라.
그의 이름이 온 땅에 햇살처럼 비취고
그의 사랑이 온 땅에 단비처럼 내리며
그의 생명이 온 땅에 푸르게 돋아나리라.
붉은 중국 땅에도
필리핀의 밀림 속에도
베트남의 가난한 마을에도
저 멀리 독일 땅 함부르크에도
그리고 아프리카 시에라리온의 메마른 영혼에도
그의 영광이 온 땅에 가득하리라.
우리의 사랑 지산교회여!
우리의 소망 지산교회여!
우리의 행복 지산교회여!
그대의 이름 또한 영원하리니!
그대의 이름 또한 온 땅에 영원하리니!